준강남으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위치한 ‘천호역 마에스트로’는 분양한지 1년째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내년 2월 입주를 앞두고 있지만 절반 이상이 여전히 ‘불꺼진 집’으로 남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77가구를 분양했지만 올해 8월말 현재 58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한미글로벌의 부동산개발 자회사 한미글로벌디앤아이가 공급하는 이 단지는 2개동에 소형주택으로만 구성됐다.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비싼 분양가가 발목을 잡은 셈인데, 이 단지의 전용 55㎡의 최고 분양가는 12억9800만원으로 책정됐다. 비슷한 시기 인근 단지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강동 프레스티지원(535가구)' 전용 59㎡ 분양가가 9억원대였다는 점과 비교하면 확연히 높다. 분양 업계 관계자는 "인근 분양단지와 비교해 브랜드 인지도부터 규모 그리고 생활 인프라 면에서도 떨어진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오히려 분양가가 더 높게 책정돼 소비자들로 부터 외면 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축 아파트 열풍에도 서울 곳곳에서 미분양이 발생하고 있다. 준강남으로 불리는 강동구를 비롯해 대기업이 지은 단지까지 몇개월째 주인을 찾지 못하며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달 전국적으로 미분양 주택이 줄었지만 서울에서는 오히려 미분양 주택 수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4년 9월 서울 미분양 주택수는 969가구로 전달 946가구보다 증가했다. 전국 미분양 주택수가 전달 6만7550가구에서 6만6776가구로 줄어든 것과 상반된 분위기다.
서울에서 미분양을 털어내지 못하는 원인으로 시세보다 높은 고분양가와 입지 등이 꼽히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강동구가 309건으로 가장 많다. ‘천호역 마에스트로’ 외에 ‘에스아이팰리스강동센텀 1·2차’(62·75가구), ‘길동경지아리움’(32가구), ‘강동중앙하이츠’(32가구), ‘미사아름채’(25가구), ‘다성이즈빌’(15가구) 등이 미분양이 났다.
대형건설사가 짓는 대단지 아파트에서도 미분양이 나왔다. 서대문구 홍은동 ‘센트럴아이파크’는 지난 5월 분양한 이후 5번째 무순위 청약을 진행해 여전히 잔여 물량 33가구가 남아있다. 교통이 불편하고 높은 분양가가 미분양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 밖에 서울 동대문구 ‘이문아이파크자이’와 강동구 ‘그란츠 리버파크’ 등도 미분양 됐다.
분양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이 가장 저렴하다’는 인식 확산으로 서울에서 고분양가 논란에도 결국 완판에 성공한 단지들이 많았던 것이 배짱 분양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최근 서울 분양시장에서 가격이 입지보다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강동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할인 분양과 같은 유인책이 없으면 미분양 해소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처: 브릿지경제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 “지금이 가장 저렴하다?” 서울 배짱 분양의 현실 | 아렘컴퍼니 | 2024.11.08 | 36 |